미국의 2024년 7월 고용 지표로부터 불거진 경기 침체 우려로 8월 5일 폭락했던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요.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인데요.
글로벌 증시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경기 침체. 이런 경기 침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경제 지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오늘 제용이와 함께 알아볼까요?
구리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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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의 대표적인 선행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지는 구리. ‘경제를 진단하는 구리 박사님’이라는 뜻의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용어에서 그 위상을 알 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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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구리 가격 상승은 글로벌 경제 회복의 신호로, 구리 가격 하락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신호로 여겨져요. 구리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대표적인 산업 금속이고, 원유나 금과 달리 지정학·정치적 영향을 덜 받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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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는 건설, 파이프, 전선, 자동차, 배터리, 해운 등 제조업⋅건설업 전반에 쓰여요. 구리 가격이 올랐다는 건 구리의 수요가 많아졌다는 뜻이죠. 구리를 사용하는 제조업⋅건설업이 활기를 띠어 경기가 상승할 것을 예측해 볼 수 있어요. 구리는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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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은 LME(London Metal Exchange, 런던금속거래소)시장에서 결정되는데, 실시간으로 변해요. 세계 경제 상황, 달러 인덱스, 중국의 수입량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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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의 수요가 큰 영향을 미쳐요. 중국이 글로벌 구리 수요 중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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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리 가격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LME에서 3개월물 구리 선물 종가는 8월 14일 기준 1t당 8968.5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5월 중순 t당 1만 889달러에 비해 18%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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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개발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미국의 제조업 경기 회복 등 의 영향으로 2024년 5월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회복하지 못한 중국 경기 지표와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으로 구리 수요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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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으로 구리 가격이 상승할 여력은 충분한데요. 구리는 전기자동차, 반도체, 재생에너지 등에 필수적인 금속이므로 수요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데 비해 채굴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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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는 만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구리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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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장기 국채의 금리가 단기 국채의 금리보다 낮아져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 경기 침체가 온다는 말 들어봤나요? 장단기 금리차는 10년물 국채금리에서 2년물 국채금리의 금리를 뺀 값을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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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장기 국채) 금리는 2년 만기 국채(단기 국채) 금리보다 더 높은데요. 장기 금리가 미래의 경제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이에요. 만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물가 변동 등의 변수 위험이 커질 수 있어요. 그러니 금리를 높여야 장기간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겠죠? 일반적으로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게 형성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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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기 침체가 예상되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투자자들은 단기 채권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 장기 채권을 사려고 하겠죠. 장기 채권 수요가 늘어나 장기 채권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해요. 단기 채권과 장기 채권의 금리가 역전되어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예요. 통상 금리 역전 후 1~2년 뒤에 경기 불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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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1970년 후반 이후 발생한 6번의 경기 침체 이전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 현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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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야기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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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단기로(예금) 돈을 싸게 조달해 장기로 비싸게 빌려주며(대출) 수익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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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면 돈을 비싸게 빌려와서 싸게 빌려줘야 하는 현상이 발생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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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은행은 대출을 줄입니다. 돈을 빌려줄수록 은행의 손해가 커지니까요. 그 결과 대출이 줄어 시중에 현금이 돌지 않게 됩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우니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줄어들죠. 이렇게 경기가 둔화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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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단기 금리차가 항상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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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0년물 금리보다 높은데요. 장단기 금리가 최장기간 역전된 상태인데도 현재 미국의 은행 예금⋅대출⋅여신 증가율이 모두 정상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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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미국의 실업률 수치가 지난 2023년 평균치를 웃돌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었죠. 이에 미국 증시가 급락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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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국가의 경제 상황을 살펴볼 때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실업률’ 입니다. 실업률은 지금 경제가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를 보여주고, 향후 경제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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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방향성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실업률을 포함한 고용지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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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이 높아지면 경기 침체 확률이 높아져요. 소득이 떨어져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소비가 줄어들면 상품의 수요는 줄어들고 기업의 생산도 줄어드는 등 경제 전반이 영향을 받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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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있었던 12차례의 경기 침체 기간 동안 실업률은 모두 6%보다 높았어요.
삼의 법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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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의 법칙’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 것을 보았을 텐데요. 삼의 법칙이란, 실업률을 중심으로 앞으로의 경기 침체 여부를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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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의 실업률 평균이 최근 12개월 동안의 실업률이 가장 낮았을 때의 수치에 비해 0.5%p 이상 높다면 경기 침체에 접어들 확률이 높은 것으로 판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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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이 4.3%이었는데요. 지난 5월은 4.0%, 6월은 4.1%로 7월 미국 실업률 이동평균은 4.13%로 직전 12개월 동안의 실업률 이동평균 최저값인 3.60%보다 0.53%포인트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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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의 법칙이 침체를 판단하는 잣대인 0.5%p보다 0.03%p 더 높은 것이죠. 시장은 이를 경기 침체 신호로 받아들였고, 미국 증시는 급락했습니다.
경기선행지수
미국 경기선행지수 (L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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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rd, CB)에서 매월 20일 전후에 발표하는데요. 단기적으로 경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10가지 지표를 종합하여 미국 경기의 사이클의 전환점을 파악할 수 있어요. 미국 GDP 성장률을 선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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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금리차, 통화량 증가율, 제조업 주간 노동시간, 신규수주, S&P 주가지수,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ISM 물품인도지수,주택건축 허가건수, 소비자기대지수, 비국방자본재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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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가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할 시 경기 침체 확률이 높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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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닷컴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리먼 브라더스 사태), 2020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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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7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6% 하락한 100.4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경기선행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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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순환 에피소드에서 잠깐 다뤘었던 경기선행지수는 향후 경기 변동을 예측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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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매달 경제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7개 구성 항목(재고순환지표, 경제심리지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 수출입물가비율, 코스피, 장단기금리차 등)을 종합해 전월 대비 증감률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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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 이상이면 장기 추세보다 더 성장하고(경기 확장), 100 이하면 장기 추세보다 낮게 성장(경기 침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경기선행지수가 100 이하이더라도 지난달에 비해 상승했다면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지금까지 살펴본 지표들이 경기 침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 침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표를 참고하되, 여러 가지 경제 상황들을 복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