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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도산(흑자부도)

최근 1조 3000억 원 규모의 미정산 대금으로 소비자들을 패닉에 빠뜨렸던 티메프 사태. 결국 티메프는 기업회생까지 신청했는데요. 이 사건을 통해 자본잠식 기업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적자가 쌓이면서 가지고 있던 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한 상태였죠. (자본잠식이 궁금하다면?→경제용 피드 바로가기)
그런데, 기업이 이익을 내고 있는데도 부도가 나는 경우가 있어요. 바로 ‘흑자도산(흑자부도)’ 입니다. 흑자도산 기업은 재무제표 실적 흐름도 양호하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여요. 그래서 예측하기 쉽지 않죠. 기업이 이익을 잘 내고 있었는데도 부도가 나는 ‘흑자도산’,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용이와 함께 알아봐요!

흑자도산이 뭐예요?

영업실적이 좋고 재무제표 실적도 양호한데 기업이 망하는 것을 흑자도산이라고 합니다. 영업활동으로 이익은 나고 있지만, 일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발생해요.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제용이가 1일에 친구한테 아이패드를 30만 원에 중고로 팔았어요. 그런데 친구가 지금 현금이 없다고 10일에 돈을 주겠다고 합니다. 제용이는 30만 원 현금이 1일에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그 돈으로 은행 대출을 갚기 위해 아이패드를 팔기로 결심을 했던 거죠. 대출 만기가 2일까지였거든요. 제용이는 아이패드는 팔았지만, 실제로 현금은 지금 당장 들어오지 않았고, 은행에서는 제때 대출을 갚지 않았다며 제용이의 신용점수를 떨어뜨렸어요. 바로 이러한 상황이 흑자도산이 되는 상황이죠.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다 보면 빚(부채)이 생깁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와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세금도 내야 하죠. 빚을 상환하려면 현금이 있어야 하겠죠?
그런데 회사가 물건을 판다고 해서 바로 현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에요. 아직 결제 대금을 받지 못했는데 부채 상환일이 다가옵니다. 물건은 많이 팔았지만 당장 현금이 없으니 기업은 상환 능력이 없습니다. 결국 빚을 갚지 못해 부도가 나는 거예요.
기업이 흑자도산에 빠지는 이유는 경기침체로 거래 기업이 도산해 예상했던 날짜에 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고금리로 인해 늘어난 대출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지는 등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흑자도산 사례로는 2008년 ‘(주)우영’의 사례가 있어요.
우영은 부도발생 직전인 2007년 3분기 매출 2622억 원, 영업이익은 93억 원을 기록한 30여년 업력의 삼성전자 최대 LCD 납품업체였어요.
그런데 2008년 2월, 약 91억 원의 어음을 상환하지 못해 부도가 납니다.
당시 우영은 제조설비 등 시설에 자금을 많이 투자한 상태였는데요. 갑작스러운 납품 물량 감소로 인해 재고가 늘어났어요. 이에 기업에 현금이 부족해지며 어음을 상환할 여력이 없었던 거예요.
그러나 우영의 손익계산서는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흑자도산 기업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흑자도산 기업, 미리 알 수 없나요?

흑자도산은 결산을 위해 정리하는 손익계산서와 지금 현재의 현금흐름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해요.
(기업 손익계산서 보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경제용 피드 바로가기)
손익계산서는 발생주의 회계로 작성됩니다. 기업의 현금 유동성( 기업이 현금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죠.
발생주의란 거래의 발생 시점에서 기록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현금이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에 상관없이 거래가 발생한 시점에 작성해요.
예를 들어, A전자가 B전자에 LCD를 1000만 원 어치를 팔았어요. B전자가 자꾸 대금 결제를 미룹니다. 그래서 A전자가 대금 회수를 하지 못해 1000만 원의 현금을 손에 쥐지 못했지만, 손익계산서에는 매출 1000만 원으로 기록돼요. B전자에 LCD를 팔았던 때 작성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업의 재무상태를 분석할 때는 현금흐름표와 손익계산서를 함께 봐야 해요.
현금흐름표는 실제로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기간을 기준으로 하는 현금주의 회계를 따릅니다. 일정 기간 동안 발생한 기업의 현금성 자산 변동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어요.

현금흐름표 보는 방법

현금흐름표도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와있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현금흐름표는 ①영업활동 현금흐름, ② 투자활동 현금흐름 ③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돈이 들어오고 (+) 나간 것을(-) 기록합니다. 기업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영업활동 현금흐름 : 영업 활동(본업)을 통해 생긴 현금흐름
기업의 목적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므로 (+)가 되어야 해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n년 연속 (-)를 기록한다면 기업이 계속해서 현금을 못 벌어들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죠. 물건은 팔았지만 실제로 손에 들어온 돈은 없는 거죠.
투자활동 현금흐름 : 생산 장비나 부동산 자산 매입, 처분 등으로 생긴 현금 흐름
우량 기업들은 생산 시설 확대 등의 투자로 인한 지출을 계속하기 때문에 보통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아요.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를 기록한다면 기업의 자산을 처분하여 현금이 유입되는 것이므로 어떤 이유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 : 재무활동을 통해 생긴 현금 흐름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주식⋅채권 등을 발행해 투자금을 확보하는 경우 (+)를 기록하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빚이 늘어나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빚을 갚거나, 주주에게 배당을 주는 등으로 지출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적자(-)인 것이 바람직해요.
보통 안정적인 회사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를, 투자활동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를 보입니다.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어서 (+),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면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번 돈으로 부채를 갚거나 주주들에게 배당을 나눠(-)줄 수 있고요. 우량기업은 (+,-,-)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반면 부실 기업은 영업 활동으로 수익을 내지 못해 (-) 생산 장비 등을 팔고 (+) 주식 증자 (+)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려는 (-,+,+) 양상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