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ISA 계좌를 개설한 제용이. ISA 계좌는 배당소득세 절세 효과가 있기 때문에 분배금을 많이 주는 ETF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어요. (ISA 계좌가 궁금하다면? → 경제용 피드 바로가기)
그런데 매수를 하려고 보니 같은 지수를 추종하지만 +5%, +9%가 붙은 상품들이 눈에 띄었어요. (예시 수익률로 실제 상품과는 관련 없음) 이 ‘+n%’가 붙은 상품이 무엇인지 찾아보니 커버드콜 ETF로 ‘+n%’는 목표 수익률이라고 합니다.
5%보다는 9%가 더 수익률이 좋겠지 싶어 9%를 매수한 제용이. 과연 정말로 9%의 수익률이 더 높을까요? 그보다 먼저, 커버드콜 ETF는 정확히 어떤 상품일까요?
커버드콜 전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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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커버드콜 ETF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2024년 7월 1일 기준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의 순자산은 3조 6756억 원으로 지난해 말 7748억 원보다 5배 가까이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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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올해 1~5월에만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1조 원 이상 몰렸지만, 복잡한 커버드콜 전략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커버드콜 전략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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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이란? 기초자산+콜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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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ETF란? 커버드콜 전략을 구현한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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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전략이란 주식, 채권, 지수 등 투자의 대상이 되는 특정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해당 자산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입니다. 주식 가격이 오를지 안 오를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의 불확실한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을 제한하는 대신, 확실한 프리미엄 수익을 지금 얻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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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 : 옵션 만기일 또는 그 이전에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주식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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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 매수자는 매도자로부터 기초자산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삽니다. 이 대가로 프리미엄(보상)을 지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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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산 권리를 가지고 있다가, 기초자산 가격이 높아졌을 때 권리를 행사하여 기초자산을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어요.
예시를 통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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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당 5만 원인 제용전자 주식으로 쉽게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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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용이가 제용전자 주식을 사서 수익을 내고 싶은데, 제용전자 주가가 잘 안 오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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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용이는 제용전자 주식을 사면서, 한 달 뒤 제용전자의 주식 1주를 5만 5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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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B 생각에는 지금 5만 원인 제용전자가 5만 5000원보다 더 오를 것 같아요. 그래서 2000원을 내고 제용이에게서 콜옵션(제용전자를 5만 5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합니다. 이 2000원이 콜옵션 프리미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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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① : 주가 변동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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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대신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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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 5만 원이던 제용전자가 그대로 5만 원이라고 가정해 볼게요. B는 프리미엄인 2000원을 포기하는 대신, 권리(제용전자를 5만 5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어요. 제용이는 커버드콜 옵션이 없는 제용전자 주식을 샀다면 수익이 나지 않았을 텐데, 2000원을 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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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계속 5만 원을 횡보한다면 B는 콜옵션을 계속 행사하지 않을 테고, 제용이는 계속해서 2000원씩을 얻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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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② :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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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5만 원이던 제용전자가 4만 원으로 하락했다고 생각해 볼게요. B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용전자 주식은 제용이에게 있죠. 제용이는 주가가 하락해 1만 원의 손실이 났지만, B에게서 2000원을 받아 8000원의 손실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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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은 이렇게 주가가 하락했을 때의 손실을 어느 정도 커버해 주는 효과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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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③ : 주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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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번에는 주가가 올랐다고 가정해볼게요. 제용전자가 6만 원으로 올라서, B는 권리를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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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용전자 주가가 1만 원 올랐지만, 제용이의 수익은 제용전자 주식 매매금 5000원+옵션 프리미엄 2000원을 더한 7000원입니다. 주가가 올랐지만 오히려 주가 상승에 따른 1만 원 수익이 아니라 7000원만 수익을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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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커버드콜 전략은 이미 특정 가격의 옵션을 매도했기 때문에, 주가가 그 이상 오르더라도 주가 상승에 대한 시세차익을 온전히 얻을 수 없어요. 또한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 규모를 줄일 수는 있지만 완전히 피할 수는 없어요. 커버드콜 전략은 주가가 큰 급등 급락을 겪지 않고 횡보할 때 수익률이 가장 좋습니다.
커버드콜 전략의 장점은?
① 높은 배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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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은 보유 주식(기초자산)에서 발생한 배당 수익+옵션 프리미엄을 분배금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배당률이 높아요. 연 환산 시 시가배당률이 10%를 넘는 상품들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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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분배금 금액이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해요. 지급하는 분배금의 재원에 옵션 프리미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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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과 콜옵션 매도 계약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요. ETF는 매월 만기 때마다 계약을 새로 맺기 때문에 매월 옵션 프리미엄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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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옵션 프리미엄은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유동적이에요.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높을수록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는데,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감소해 프리미엄이 낮아질 경우 분배금이 줄어들 수 있어요. 또한, 콜옵션 만기가 다가올수록 프리미엄이 감소해 이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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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ETF를 매수할 때는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 수익, 콜옵션 매도 비중을 잘 살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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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 매도 비중 : ETF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n%에 대해 콜옵션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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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을 100% 매도해요. 콜옵션 매도 비중이 100%라면 추종 지수의 주가 상승폭을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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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콜옵션 매도 비중이 50%라면 나머지 50%는 주가 상승분을 더 많이 따라갈 수 있고 이 상승분이 ETF의 가격에 반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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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초단기 옵션을 활용하여 기초자산과 콜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해 주가 상승분을 따라가려는 ‘2세대 커버드콜’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요.
② 지속적인 수익 창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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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자산이 큰 변동 없이 횡보할 경우, 콜옵션 매도를 통해 생기는 꾸준한 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③ 주가 하락 리스크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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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커버드콜 전략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옵션 프리미엄 가격만큼은 커버가 됩니다.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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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원짜리 제용전자 주식을 샀을 경우 4만 원이 되었다면 1만 원의 손실을 그대로 받게 되지만, 옵션 프리미엄 2000원만큼은 방어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에요.
커버드콜 ETF는 커버드콜 전략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펀드로 투자자가 직접 커버드콜 전략을 실행할 필요가 없어 편리해요.
커버드콜 전략 주의할 점
① 수익성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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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전략은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해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제한적이에요. 이미 옵션을 매도해 특정 가격 이상의 주가 상승에 대한 시세차익을 포기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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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는 오히려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회비용을 잃게 되는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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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배당을 위한 현금 유출로 인해 재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해요.
② 높은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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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ETF는 콜 옵션 거래를 필수로 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 비용이 높은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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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ETF의 수수료가 0.0099%와 0.0098% 의 상품들도 있는데 비해, 커버드콜 ETF의 수수료는 대부분 0.25%와 0.39%입니다.
③원금 손실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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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분배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투자 상품이므로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존재해요.
④ +n%는 ‘목표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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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이름+n% 수익률’이 붙은 커버드콜 ETF를 본 적 있을 텐데요. +n% 뜻은 목표수익률로, 연 n%의 분배금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라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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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이 +n% 수익률이 확정된 수익률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는 목표수익률에 불과하기 때문에,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n% 숫자가 높을수록 수익률이 더 높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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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지수를 추종하지만, 5%나 9%처럼 목표 수익률이 다른 ETF 상품들이 있어요. 이 두 상품들은 연간 5%, 9%만큼 배당수익률을 증가시킨 상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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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은 일반 커버드콜 ETF와 달리 목표한 프리미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5% ETF가 콜 옵션을 20% 정도 팔 때, 9% ETF는 콜 옵션을 50% 이내에서 매도하는 식이죠. 콜 옵션을 더 많이 매도할수록 분배금은 증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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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용이처럼 5%보다는 9%의 수익률이 더 높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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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옵션을 많이 매도하면, 상승장에서 오히려 수익률이 낮을 수 있습니다. 콜옵션 프리미엄이 미래 가격 상승분을 포기하고 얻은 수익인 만큼, ETF 가격이 상승하면 옵션 매도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분배금보다 ETF 가격 상승분이 커지는 상황이 올 수 있어요.
국내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 22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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