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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은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까?

친구들은 주식 투자 많이 하나요? 좀처럼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국내 주식 시장에 답답함을 느껴본 적 있다면, 오늘 제용이가 알려줄 ‘밸류업 프로그램’에 관심이 생길 거예요. 저평가된 국내 주식 시장을 살리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거든요.
국내 주식 시장이 저평가 된 이유는 무엇인지, 과연 국내 주식 시장이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함께 알아봐요.
용어 정리 먼저 할게요!
PBR : 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시가총액을 기업이 보유한 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자산가치를 나타내요. 기업의 시가총액과 자산 수준이 동일하면 PBR 값은 1이 됩니다.
PBR이 1보다 낮다→기업의 순자산에 비해서 시가총액이 작다. 저평가 되어있다는 뜻
PBR이 1보다 높다→기업의 순자산에 비해서 시가총액이 많다. 고평가 되어있다는 뜻
PER : 주가수익비율.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주가가 주식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낸 지표예요.
기업 순이익이 주가보다 클수록 PER은 낮아져요.
즉, PER이 낮을수록 저평가 되어있다고 볼 수 있어요.
ROE : 자기자본이익률.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기 자본 대비 기업의 순이익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요.
자기자본의 운영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ROE가 높을수록 기업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 돼요.
ROE가 시중금리보다 높아야 은행 예금보다 수익성이 높아 투자가치가 있어요. 워런 버핏은 ROE가 최근 3년 평균 15% 이상인 회사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하기도 했죠.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이란, 가치를 높인다는 뜻으로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에요.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우리나라의 주식 시장이 저평가 되는 현상을 말해요.
국내 주식 시장의 저평가 정도는 미국, 일본 등의 선진시장은 물론이고 인도, 태국 등의 신흥국보다도 심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낮은 주주 환원율
주주환원율이란 기업의 순이익에서 자사주 소각 또는 배당 등 주주를 위해 지출한 비율을 말합니다. 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주주들에게 얼마나 나누어 주는지 알 수 있어요. 주주환원율이 높을수록 투자자들의 이익이 커지겠죠.
우리나라는 낮은 배당과 소극적인 자사주 소각으로 낮은 주주환원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평균 주주환원율은 29%로 매우 낮아요.
자사주 매입 : 기업이 자신의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의 수가 줄어 1주당 가치가 상승
자사주 소각 : 기업이 보유 중인 자사 주식을 없애는 것. 기업의 전체 주식 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1주당 가치가 상승
반면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미국의 주주 환원율은 92%에 달합니다. 높은 주주환원율로 기업과 주주가 함께 성장하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기업은 투자가치가 낮을 수밖에 없겠죠.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떼서 새 회사를 만들고 지분을 100% 소유하는 것을 물적분할이라고 해요.
기업은 물적분할 후 새로 상장(일명 쪼개기 상장)을 합니다. 기존 주주는 이에 대한 지분을 가질 수 없어요.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훼손되죠.
모회사의 핵심 사업을 빼서 새로 상장시켜버렸으니 모회사의 기업 가치는 떨어져 주가 하락도 불가피합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 분할 이슈
투자자들이 회사의 사업을 보고 투자를 했는데, 언제 기업이 사업을 빼 물적분할을 할지 모르니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요. 자연스럽게 장기 투자자가 줄어들게 됐고, 국내 증시는 저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런 이유로 저평가 되어있는 국내 기업이 스스로 주가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드는 정책이에요. 기업이 스스로 기업가치의 저평가 이유를 분석해 3년 이상 중장기에 걸친 주가 상승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이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주주 친화적인 노력을 통해 적절한 주가를 찾아가면, 국가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건데요.
인센티브 방안을 살펴보면, 매년 5월 기업 밸류업 표창을 신설하여 표창을 받은 기업에 모범 납세자 선정 우대, R&D세액공제 사전 심사 우대, 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 우대 등 세정 지원과 주기적 지정 감사 면제 심사 시 가점부여, 거래소 연부과금 면제, 불성실공시 관련 거래소 조치 유예 등을 지원합니다.
또한 기업가치 우수기업을 모아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신설해 이 지수를 이용한 ETF도 출시해 우수기업에 편입 우대 혜택을 줄 계획이에요.
그러나 5월 2일에 있었던 밸류업 2차 세미나 이후, 수혜주로 지목됐던 금융·보험 업종들의 주가가 당일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는 실망이 더 큰 것으로 보여요.

투자자들은 왜 밸류업 프로그램에 실망했나요?

①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에요.
밸류업 프로그램은 공시 참여 여부부터 기업 가치 제고 노력 방안 수립까지 모두 기업의 자율적인 참여에 맡깁니다.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할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가 미약하고 강제성을 부여할 페널티도 없는 상황이죠.
투자자들은 과연 기업들이 적극적인 참여에 나설지 의문이라는 반응이에요.
② 2차 가이드라인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해요.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가장 큰 혜택은 ‘세제 혜택’ 이었어요.
자사주 소각 비용 인정, 배당 증가분 세액공제
고배당 기업 투자자에 배당소득세 저율 분리과세
대주주, 일반주주 배당소득세 감면 및 면제 혜택
하지만 세제 혜택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없이 추후 발표를 예고해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본 밸류업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요?

2013년부터 추진되어 2023년 본격 시작된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지배 구조 개혁에 성공하며 일본 경제 부활을 견인했어요.
닛케이 지수는 올해 2월 22일 3만 9000선을 돌파하며 34년 전 버블경제 시절 기록을 뛰어넘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는데요.
닛케이 지수: 일본 동경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225개 종목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
일본 밸류업의 성공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할게요.
투자자 세제 혜택 ‘평생 비과세’
우리나라의 ISA계좌인 일본 NISA 계좌의 혜택이 확대되었어요.
일본 정부는 NISA 계좌 비과세 기간을 무기한으로 늘리고, 비과세 연간 납입 한도액을 120만 엔(약 1000만 원)에서 360만 엔(약 3100만 원)으로, 누적 한도를 600만 엔(약 5200만 원)에서 1800만 엔(1억 5700만 원)으로 기존보다 3배 늘렸습니다.
이에 일본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졌고, 일본 주식 투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게 됐어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ISA 투자 혜택 강화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저PBR 개혁
일본은 PBR이 1배 미만으로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치 제고 계획서를 마련하도록 요구했어요. 계획서를 내지 않은 기업들은 매달 공개적으로 공표했죠.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진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개혁을 주도하고, 일본 기업들이 이를 충실히 따르면서 일본 주식시장은 빠른 개혁에 성공했습니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가 많이 유입되면서, 닛케이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어요.
기업의 자율성에 맡기는 우리나라의 밸류업 프로그램 또한 어느 정도의 강제성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 어떤 기업에게 호재인가요?

저PBR주가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호재를 맞았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는 기업이 스스로 주가 부양책을 강구하도록 하는 방안인 만큼, 기업 가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거예요.
대표적인 저PBR주인 금융,보험,자동차 종목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PBR이 낮으면서 주주환원 여력이 큰 금융주가 특히 수혜주로 꼽혀왔는데요. 밸류업 정책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쏠리며 일제히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었죠.
이에 힘입어 첫 밸류업 상장사도 금융권에서 나왔습니다. 5월 28일, KB금융이 밸류업 예고 공시를 진행했고, 29일 키움증권이 밸류업 계획을 공개함으로써 밸류업 공시 1호 상장사가 됐어요.

밸류업 프로그램, 앞으로의 일정은?

5월 이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통합페이지 신설 및 투자지표 제공
이사회 안내 (5월 말 이후)
6월 내 : 공시교육·컨설팅·영문번역지원
9월 내 :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12월 내 : 지수 연계 ETF 등 금융상품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