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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 먹튀 논란… 고려아연은요?

목차
홈플러스 사태 정리 MBK에 불거진 홈플러스 ‘먹튀 논란’ 사모펀드란? 사모펀드 규제, 가능할까?
2025년 3월 4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전국에 126개 지점을 운영하는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였기에 충격이 컸는데요. 10일 홈플러스의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이 홈플러스 어음을 부도 처리하면서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요.
이 같은 홈플러스 사태의 중심에는 우리에게 ‘고려아연 사태’로 익숙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있었는데요. MBK에 2015년 인수 된 지 10년 만에 홈플러스가 위기에 빠지면서 고려아연이 ‘제 2의 홈플러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세히 살펴볼게요! (고려아연 사태가 궁금하다면? →경제용 피드 보러가기)

홈플러스 사태 정리

2025년 2월 28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홈플러스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
3월 4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많은 부채로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는 제도) 신청
홈플러스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낮아지면서 단기 자금 운용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지금 당장 파산 위기에 처하지 않았지만 미리 신청한 것
법원,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11시간 만에 개시 결정. 사업 계속을 위한 포괄허가 결정 발령
이로 인해 홈플러스는 정상 영업을 계속하며 회생 절차를 밟게 돼
기업 회생 절차 개시에 신용평가사, 홈플러스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D로 재차 내려
5일, 신라면세점⋅CJ푸드빌⋅에버랜드 등이 홈플러스 상품권 중단. 일부 납품업체들 제품 출하 일시 중단
삼성,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동서식품, 팔도 등 일부 협력 업체들은 납품 재개
7일 은행권(KB국민·신한·우리·하나), 홈플러스 납품대금 미지급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 업체에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10일 SC제일·신한은행, 홈플러스 어음 부도 처리. 금융결제원, 홈플러스 당좌거래정지자로 등록⋅공지
당좌거래: 기업이 수표나 어음을 발행하도록 은행과 맺는 계약. 정지 시 수표⋅어음 발행 불가로 자금 확보 수단이 막히며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음
신영증권(홈플러스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사 중 하나), 홈플러스 형사 고발 검토 중
11일 홈플러스, 거래대금은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고 밝힘
일시적으로 지급되지 않은 3457억 원 규모의 상거래 채권 중 1000억 원 이상 지급,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지급 중
18일 국회, 홈플러스 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 개최 예정
MBK 김병주 회장 등 임원진 소환해 기업회생 신청 배경, 배임죄 적용 여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미리 알면서도 회생 절차 신청 직전까지 기업어음(CP) 판매해 손실 떠넘기기 의혹

MBK에 불거진 홈플러스 ‘먹튀 논란’

MBK가 홈플러스를 구제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 없이 바로 기업회생 절차 신청에 들어간 것을 두고 ‘먹튀’ 논란이 나오고 있어요. MBK가 홈플러스를 성장시키기보다는 투자 자금 회수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는 건데요. 짚어보도록 할게요.

자산 매각

2015년 MBK, 홈플러스 7조 2000억 원에 인수. 인수 당시에도 너무 높은 가격에 홈플러스를 인수해 고평가 논란이 있었음
MBK, 인수 금액 중 4조 3000억 원은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시장 추정치. MBK측은 2조 7000억 원이라고 반박), 나머지 7000억 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조달. 이중 6000억 원은 국민연금이 투자
국민 노후자금 손실 위험 논란에 국민연금, 배당금 수령 등으로 투자액 6121억 원 중 3131억 원은 회수했다고 밝힘
MBK, 무리한 대출을 갚기 위해 홈플러스의 매출 상위권 ‘알짜 점포’를 매각하며 비용 절감
점포, 토지 등을 매각해 9년여간 3조 4000억 원 확보
MBK 인수 후 점포 14곳 폐업, 노조 추산 6000명 이상 직원 정리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상환우선주에 대한 배당도 지속적으로 챙겼다는 의혹 (MBK측, 배당은 없었다며 반박)

수익성 악화

홈플러스의 매출이 높은 점포 매각⋅신규 투자 감소로 영업이익 급감
MBK 인수 당시 홈플러스 매출액은 7조 9334억 원(2016회계연도·2016년 3월∼2017년 2월)→10년만에 6조9315억 원(2023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로 12.6% 감소
2016회계연도 기준 3209억 원(영업이익률 4.0%)에 이르던 영업이익,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1335억 원으로 적자전환. 이후 3년 연속 적자 기록
최근 3개 회계연도 기간 부채비율 663.9%, 944.0%, 3211.7%로 급등

성장동력 확보 실패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 규제
전통시장 보호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은 영업시간, 의무 휴업일 등 영업활동에 제한이 있었음
이를 틈타 쿠팡 등 이커머스의 급성장세
경쟁력 약화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인해 오프라인 대형마트보다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업계 흐름에 맞춘 경영 전략을 추진하기보다 점포 매각, 배당 등 현금 확보-투자금 회수에만 집중
쿠팡 외 알리익스프레스 등 대형 C커머스의 공세에 온⋅오프라인 경쟁력 상실

사모펀드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이어 이 같은 홈플러스 기업 회생 논란까지 불거지자 사모펀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어요.
사모펀드란, 사적으로 모인 펀드를 말하는데요. 많은 자금을 가진 49인 이하의 소수 투자자들이 자금을 모아서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곳이 MBK파트너스와 같은 사모투자전문회사, 사모펀드 운용사(PEF)죠.
사모펀드는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를 하지만, 주로 기업에 투자합니다. 경영 부실 등 문제가 있는 기업이나 저평가 된 기업를 인수한 뒤 지배 구조 개선·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여 되팔아 수익을 냅니다. 이 부분은 사모펀드의 순기능이죠.
하지만 기업 본연의 가치를 높이기보다 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차액 실현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경우도 있어 비판을 받기도 있죠.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MBK의 핵심 전략인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차입인수.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투자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 전략에 대한 규제를 촉구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전략은 돈을 빌려서 기업을 인수하다 보니, 향후 인수한 기업이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더라도 빌린 돈을 갚는데 사용하게 되며 장기적 기업 성장보다는 단기적 현금 창출에 더 집중하게 되는 부정적인 영향이 생기기도 합니다.
MBK가 2008년 인수한 딜라이브, 2009년 영화엔지니어링, 2013년 네파 모두 인수 후 오히려 기업 가치가 더 훼손되면서 전문 경영 능력이 부족한 MBK가 단기적인 이익만을 쫓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먹튀’ 논란이 나온 거죠.
이에 MBK가 국가 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우려 또한 점점 커지는 가운데, MBK가 CJ바이오산업 인수도 추진 중인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사모펀드 규제, 가능할까?

금융당국은 MBK에 대한 감사 여부를 고심 중에 있습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의 안정 또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현저히 해칠 우려 등의 경우에는 기관 전용 사모펀드에 대해 6개월 이내 업무정지, 위법행위 시정명령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고, 해산명령도 내릴 수 있어요.
그러나 섣부른 규제가 자본시장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사모펀드에 대한 강한 규제는 쉽지 않은 상황이죠.
전문가들은 과도한 규제는 주의해야겠지만 의도적인 일탈 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제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자본시장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업 사냥꾼’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많은 사모펀드. 순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사모펀드가 기업의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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