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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튀기는 ‘경영권 싸움’에 롤러코스터 타는 ‘주가’

창업자 등 선대가 물러나고 2⋅3세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들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어요. 최근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 외에도 아워홈, 효성, 한국앤컴퍼니 등 많은 기업들에서 잇단 파열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은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가 훼손되어 주주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이 ‘경영권 분쟁’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할게요!

최근 지속되는 경영권 분쟁

① 오너 일가 분쟁

한미약품그룹
한미약품그룹에서는 오너 일가인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아들들인 임종윤⋅종훈 사내이사가 분쟁을 벌이고 있어요.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갑자기 별세한 뒤 부과된 5400억 원 규모의 상속세를 해결하기 위해 모녀가 OCI그룹에 지분 매각 등의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했는데요. 형제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아워홈
범 LG가 아워홈에서는 대표 자리를 놓고 벌인 오너 남매간 분쟁이 7년간 이어졌어요.
창업주 고 구자학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가 2024년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연합해 막내 구지은 전 회장을 밀어내고 이사회를 장악했죠.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
한국앤컴퍼니도 2023년 말 형제간 다툼으로 몸살을 앓았어요.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 회장에 맞서 장남 조현식 고문이 누나⋅여동생과 연합해 지분 확보에 나섰습니다.
효성
효성에서는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회장과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서로 고소전을 벌였어요.

② K-엔터 경영권 분쟁

SM엔터테인먼트
지난 2023년 초,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이 카카오에 지분을 9% 가량 넘겼어요.
그러자 이수만 전(前) SM엔터 총괄 프로듀서가 자신의 주식 14.8%를 경쟁사인 하이브에 매각하며 카카오⋅하이브 간의 지분 확보 분쟁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하이브가 인수절차를 중단하며 분쟁이 종식됐어요.
하이브⋅민희진
2024년 상반기는 ‘하이브’와 하이브의 자회사(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 분쟁이 뜨거웠습니다.
2024년 4월,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확보했다며 민희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어요. 이에 민 대표가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불을 놓았죠.
래몽래인
배우 이정재가 최대 주주인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지난 3월 ‘래몽래인’ 인수 후, 래몽래인 대표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습니다.
래몽래인의 소액주주들 또한 경영권 인수를 반대하며 신주발행 효력정지 등 가처분을 신청했어요.
신주발행 효력정지 : 이미 발행된 신주에 대한 효력을 정지

경영권 분쟁은 왜 일어나는 걸까?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주로 후계 계획이 명확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임성기 회장이 갑자기 별세한 가운데 자녀들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됐죠.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일시적으로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경영 리스크로 작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기업의 미래를 위한 사업적인 견해의 차이보다는 오너 일가의 힘겨루기에서 비롯된 경우 문제가 많기 때문에, 후계구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요.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나 이사회 중심의 투명한 경영체제가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영권 분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 기업의 재무 상태, 법적 리스크 등을 고려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

통상 경영권 분쟁 과정의 초기에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요.
경영권 분쟁의 승패는 보유 주식 비율로 결정됩니다.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기 때문이죠.
경영권을 지키려는 세력과 빼앗으려는 세력 모두 승리를 위해 공격적인 주식 매수에 나서요.
이 과정에서 시장에 주식 매수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가가 오르게 돼요.
실제로 지난 2019년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당시, 한진칼의 주가는 6개월여 만에 4배 이상 뛰었습니다.
지난 2023년 SM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와 카카오가 경영권 지분을 놓고 다투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역대 신고가인 16만 1200원을 기록하기도 했어요.

②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경영권 분쟁이 단기간에 마무리가 되면 분쟁 당사자들의 지분 경쟁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져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중요한 의사 결정이나 과감한 투자는 미뤄질 수 밖에 없어요. 제품 개발이 늦춰지는 등 기업 운영과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기업 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 측의 분쟁 과정 중 하이브는 지난 4월 22일(7497억 원)과 23일(1041억 원) 양일간 시총 8538억 원이 증발하기도 했어요.
아워홈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장녀 구미현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며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추진하던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시장이 추산하는 기업가치는 2022년 2조 원에서 현재 (2024년 7월 기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어요.
또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급등한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해소되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확률이 큽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기로 결정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끝나자 다음날 주가는 하루 만에 23%(3만 4700원) 급락했어요.
한국앤컴퍼니는 오너 일가의 공개매수 때 주가가 2만 원대로 올랐지만 이후로 1만 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한미약품그룹은 OCI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된 후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습니다.

적대적 M&A란?

경영권 분쟁 기사를 보다 보면 ‘적대적 M&A’라는 용어 많이 보게 됩니다.
우선 M&A란, 기업의 인수합병을 말해요. 기업이 다른 기업의 주식이나 자산을 취득해 그 기업의 소유권과 경영권을 갖는 거예요.
기존 기업의 내적 성장 한계 극복, 신규 사업 추진에 드는 기간⋅비용 절감, 시장 점유율 확대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진행됩니다.
M&A 방법에는 적대적 M&A와 우호적 M&A가 있어요.
적대적 M&A
상대방 기업의 기존 대주주나 경영진의 의사에 상관 없이 M&A를 추진하는 것을 말해요.
기업의 경영권을 뺏거나 방어하기 위해서는 지분을 상대편보다 더 많이 확보해야 하죠.
양쪽은 상대방보다 주식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많이 미쳐요.
대표적 전략으로 공개매수가 있어요. 매수 기간, 가격 등을 공개적으로 제시하여 불특정 다수의 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들입니다.
우호적 M&A
기업들 간의 원만한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M&A를 말해요.
주로 기업의 성장을 목표로 하여 서로 협조하기 때문에 적대적 M&A에 비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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